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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 내 여 행/제주도

한라산은 그냥 산이 아냐. 티오피야. (관음사 코스)

by 잘되는 쥔장 2019.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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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악산에서는 새소리가 예뻐서 녹음까지 했었는데, 한라산은 '힘들어 죽겠는데 왜 이렇게 울어대 좀 닥쳐' 하는 생각이 들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돌계단의 압박... 그리고 그것이 반복되는 압박에 죽을 것 같다가 백록담을 보자 왜 여기까지 왔는지 알게 되었던 그런 등반이랄까? 

마이산에서 초딩 남자아이에게 물과 방울토마토 하나만 주면 안되냐고 구걸했던 경험으로 왕복 10시간의 한라산은 준비를 단단히!! 하자고 마음먹고 준비물을 챙겼다. 

한라산 정상 등반 준비물(2인) : 물500ml * 6개, 옥수수수염차 *2개, 벨지안 와플 3개 (높은 칼로리 + 당 보충용), 바나나 6개, 방울토마토 2봉지, 관음사 휴게소에서 구입한 김밥2줄

좀 과하게 챙기긴 했는데, 결과적으로 뭐 괜찮았다. 물 가벼운 걸로 가져갈 걸... 같은 500ml 인데도 이렇게 제품의 차이에 따라 무거워 질 수 있는건지 몰랐다. 호텔에 돌아와서 삼다수를 들어보니 내가 챙겨간 물보다 훨씬 가벼웠다... 바나나는 뺄 걸. 초코파이 이런거 챙길 걸. 가방 무거워서 힘들었다 ㅠㅠ근데 방울토마토는 포기 못 함. 

한라산 대피소에서 먹는 컵라면이 그렇게 맛있다던데 더이상 운영을 하지 않아서. 

 

 새벽 6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집에서는 4시 반에 나와야 했다. 생각과는 다르게 김포공항에는 첫 비행기를 타려는 사람들로 가득이었다..! 제주공항에 아침 7시 10분 경 도착. 택시를 타고 '관음사 탐방로 입구'에 가니 7시 45분 이었다. 평소보다 엄청 일찍 일어나서 공복에 비행기까지 타고 나니 벌써 힘들었고 배고파서 뭐라고 먹고 싶은데, 다른 국립공원들과는 다르게 매점같은게 한 개도 없었다... 주위를 잘 살펴보니 도로 건너편에 '관음사 휴게소'가 있어서 김밥을 샀다.

 

 

그리고 급한 마음으로 나선 관음사 탐방로 길. 사진 한 장 찍어주시고, 아침으로 김밥을 한 줄 먹으면서 올라가기 시작했다. 참고로 쓰레기통도 전혀 없어서, 모든 쓰레기는 가방에 챙기고 흘리지 않도록 조심했다. 그런데 한라산 오는 사람들 전부 등산의 고수인가봐. 언제 나타났는지 자꾸 우리를 추월함 ㅋㅋㅋ 

 

어마어마한 계단의 시작

관음사 코스는 성판악 코스보다 길이가 더 짧은데도 등반시간은 더 오래 거린다. 그만큼 올라가기 힘들다는 뜻인 것 같다. 초반에는 그냥 산길인데, 빨간색 코스가 나오기 시작하면 많이 힘들다. 울창한 숲 속을 바위계단으로 한참 올라가야 하는데, 엄청나게 무료하고 힘든 반복임. 

내가 얼마만큼 올라왔는지 잘 느낄 수가 없는 것도 힘든 요소다. 

설악산 울산바위에 오를 때에는 힘들어도 바뀌는 풍경 보면서 감탄하면서 오르고 사진도 찍고 했는데, 한라산은 일정구간까지 풍경이 정말 똑같아서 지겨웠다. 

 

 

드디어 삼각봉 대피소가 보인다!

 

 

명산답게 풍경은 정말 멋있었음. 오후 한시반까지(한시였나? 헷갈림) 여길 지나야 하는데, 우리는 다행히도 오전 열한시 반쯤 넉넉하게 도착했다. 대피소 내부가 그렇게 쾌적한 건 아니라서, 밖으로 나가 멋진 풍경을 보며 김밥을 먹었다. 처음에 김밥 샀을 때 속재료도 부실하고 이모저모 마음에 안 들었는데, 여기서 먹는 김밥이 이렇게 꿀맛일 줄 몰랐다. ㅠㅠ말그대로 꿀맛. 팔아주는게 어디야. 

화장실도 있었는데 푸세식이다 (...) 다행히 휴지도 있었다. 걷는 동안 가방이 너무너무 무거워서 어깨가 뻐근했는데 그래도 김밥 두 줄과 물을 마셨으니 조금이라도 배낭이 가벼워졌기를 바라면서.

 

사진찍을 때 마구 여러개 찍는 편이라 15개정도 남기고 삭제하는데, 한라산은 오르면서 너무 힘들게 찍은 사진들이라 하나라도 버리고 싶지가 않다. 그래서 포스팅도 두 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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