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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 내 여 행/제주도

사려니숲길이 그렇게 유명하다면서요?

by 코코크러쉬 2019.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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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도 너~무 많이 들어서 익숙한 '사려니숲길'.

참 예쁜 이름이다. 사슴이 떠오르기도 하고? 

'사려니'는 본래 '실 따위를 흩어지지 않게 동그랗게 포개어 감다'는 의미의 제주어인 '려니'로 보기도 한다. 오름 정상이 거대한 바윗돌이 돌아가며 사려 있기에 '사려니오름'이라 했다고 하지만 확실치 않다.

[네이버 지식백과] 사려니 [Saryeoni]

 

사진만봐도 행복한 날씨네

산방산 탄산온천에서 특별한 제주온천을 하고, 아침일찍 일어나 사려니숲길로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렌터카를 하지 않는 여행은 늘 제주의 대중교통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한 번에 가주는 버스가 있으면 정말 땡큐인거다. 두 번에 가 주어도 괜찮고. 제주에서는 택시보다 버스가 훨씬 즐겁다. 어디에서 사람이 내리는지 구경도 하고, 바깥 풍경도 자유롭게 볼 수 있고, 멀미도 널 나고. 

전날 고생때문에 편의점에서 미리 물과 커피, 주전부리를 샀다. 버스가 오기까지 20여분이 남아서, 가까운 식당에서 열무국수를 먹었다. 별로 맛은 없었던 기억 ^^; (너무 시큼..) 하지만 인테리어는 깔끔하고 직원과 사장님도 친절하셨다.  

한가지 내가 몰랐던 사실. 사려니 숲길이 한라산 안에 있었다니?  그냥 테마공원같은 숲길을 생각했는데, 버스가 한라산으로 가는 것이다! 10시간을 등산하고 다리를 후들거리며 내려왔던 성판악 입구가 보였다. 두둥. 많은 사람들이 내리고, 한 정거장 쯤 더 가서 (네이버지도가 알려주는대로) 도로 한 복판에 내리게 되었다. 

그 후 버스를 한 번 더 타야 사려니숲길 입구로 간다길래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위 사진과 같은 지름길을 발견하게 되었다. 다음버스가 20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이왕 걷는거 좀더 걷지 뭐! 하고 걷기 시작.  

나무가 죽어가는 것인지 뿌리를 내놓고 있길래 사진을 찍어보았다.

역시 한라산답게, 풀의 종류나 나무들이 우거짐이 장난 아니었다 ^^; 

약 20분 정도를 걸어서 도착한 사려니숲길 탐방안내소! 

사려니숲길은 어느 쪽에서 걷기 시작해도 상관없지만, 아마 이 곳이 일반적인 도착지였던 것 같다. 그러니까 거꾸로 걷게 된 것이다. 끝까지 걷고나서 사람들이 입구에 모여있고 커피, 한라봉 주스 등등을 파는 것을 보고 알았다. 마지막 사진을 보면 알게 될 것...! 

소요시간은 3~4시간 가량이고, 오후5시 이후에는 출입을 통제한다고 한다. 이곳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10시 정도이고(기억이 가물가물), 쉬지 않고 걸어 1시쯤에는 점심을 먹자는 계획이었는데 아침을 나름 든든히 먹고 걸으면서 쿠키를 먹어서 그렇게 배가 고프지 않았던 것 같다. 다 걸은 후 리조트에 가서 야외BBQ를 했다! 행복했음 ㅎㅎ

계절 상 (여름) 벌레가 많아서 짧은 옷을 주의하라고 하는데, 하필이면 짧은 반바지를 입고 있었던 나. 혹시나 벌레가 붙을까 봐 엄청나게 겉옷으로 팔다리를 치면서 걸었다. 가만히 서 있으면 더 달라붙는다고 해서 빠르게 파워워킹을 하며. 

전날 올레9길에서 온갖 벌레들을 봐서 생각만해도 끔찍했기에...하하하

게다가 뱀까지 출현한다는 경고가! 가평여행 생각난다... 청평자연휴양림. 거긴 경고문도 없었는데 뱀을 보았지. ㅎㅎㅎ 

걷다보니 보였던 계곡, 바위들이 특이하다

사려니숲길이 너무 잘 해놓은게, 이렇게 일자로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을 조성해 놓아서 산림욕을 하기에 아주 제격이다.  그냥 이렇게 쭉~ 사박사박 걸으면 되니까 초보자도 걷기 쉽다. 

정말 난이도로 보면 아주 쉬웠다. 한라산이랑 올레9길에 된통 당한 뒤라, 그냥 산공기 마시며 걸으면 된다니 천국같은 시간이었다. 아 또가고 싶다~^^   걷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물과 간단한 초콜릿정도를 챙겨서 걸으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길길길. 평평하고 단단하게 다져놓은 길.

나무에 따라 조금씩 변화는 있지만 대부분 이렇게 평화로운 길이다. 

반쯤 걷다보니 '물찻오름'이 나왔는데, 출입통제를 하고 있었다. 그 때는 몰랐는데 지금 현수막을 보니 '훼손지 복원' 때문이었다. 오름들이 요새 통제가 많이 되는 것 같다. 

나무와 구름이 태양을 가려주지 않았더라면 많이 덥고 뜨거웠을 길, 이렇게 쨍쨍한 좋은 날씨의 숲속을 그늘안에서 걸을 수 있어서 좋았다. 

울창한 숲 속에서 좋은 기운을 듬뿍 담아가는 발걸음. 

붉은오름사려니숲길입구 - 접근성이 좋은 입구이다. 버스정류장도 가까운 것 같았고.

우리는 반대로 걸었기에 물찻오름을 지나 그 쪽으로 향했다. 

동화처럼 맑고 깨끗했던 하늘. 

저 팻말을 보면 '여기부터 서귀포시 관할 구역입니다' 라고 써있다. 

붉음오름입구로 가면서, 흙길이 아스팔트 길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늘도 좀 줄었는지 어떤 구간에서는 머리위로 햇빛이 제대로 쏟아졌다.

앞에도 하늘사진이 있었지만 도저히 이 사진을 뺄 수 없었다. 비슷한 사진들이 계속해서 나오는게, 사려니숲길의 느낌을 보여줄 수 있기도 하고, 그 때 감탄하며 찍었던 그 순간의 느낌을 기억하기 위해서, 이곳에 기록으로 남겨놓고 싶어서다.

여름의 한가운데였지만, 숲속이어서 그런지 많이 힘들지는 않았다. 

어느정도 가니, 나무별로 숲이 조성되어 있었다. 나무가 달라지면서 길의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다. 끝이 뾰족한 나무, 빽빽하게 모여있는 나무, 울창한 느낌을 주는 나무... 

오른쪽에 있는 나무들은 크리스마스 트리에 잘 어울릴 것 같다. 이 나무들이 있으니 한층 더 깊고 짙은 숲의 느낌이 난다. 

이 나무들에서는 좋은 향냄새가 날 것 같다. 아주 고요하고, 속에서 사슴 한 마리가 튀어나올 것 같기도 하고.ㅎㅎ 

색감이 정말 동화같다. 

 

와 이 사진도 정말 예쁘네. 실제로 봤을 때에는 얼마나 더 동화같았을까? 사려니숲길에서 찍은 사진이 한 40장은 넘을 것 같은데, 중복된 사진을 정리하고 잘못찍힌것을 빼고도 버리고 싶은 사진이 없었다. 그 때 전부 감탄하며 찍은거라서 ㅎㅎㅎ

드디어 다 왔다! 입구이다. 

짜잔. '환영합니다 사려니숲길' 

시원한 한라봉,천혜향 쥬스를 사 마셨다. 입구에서는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반대길에서 시작해 훨씬 예쁜 입구로 빠져나오는 것도 괜찮았다. 

오른쪽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제주돌문화공원'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고고! 

이렇게도 맑고 화장한 날...

사려니숲길에서 산림욕을 하니, 전날의 피로는 느껴지지도 않고 기분 좋기만했다. 물론 4시간을 걸어 조금 지치기는 했지만. 

여기서 한라봉 주스를 판 사장님은 정말 친절하셨다! 달콤한 그 맛, 지금도 생각나네 :)

사려니숲길, 유명한 이유가 있어요. 꼭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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