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은 내면의 심리를 표현하다 못해 아예 주인공화 시켜 다룬다는 점에서 다른 영화들과 달랐다. '내가 이러한 감정들에 의해서 움직이는 구나'. 1편에서는 빙봉, 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한 때 매우 사랑했던 존재가 나를 위해 희생하고 영원히 사라진다. 반드시 울 수 밖에 없는 스토리와 캐릭터들의 신선함때문에 인사이드 아웃은 몇 번이나 반복해서 본 것 같다.
인사이드 아웃2는 사춘기를 본격적으로 다루는데 스토리 라인에는 피크가 없는 듯한 느낌이었다. 나는 처음에 다양한 기억들이 모여서 '신념'을 만든다는 초기 설정을 볼 때 조금 눈물이 났다. 그 후에 불안이가 나오는데, 벌벌 떨고만 있을것같은 이름이지만 그렇지 않다. 치밀하게 계획하고, 실행하고, 새벽에 일어나서 하키연습을 하게 만드는 전략가이다. 하지만 불안이가 라일리를 지배했을 때 그의 자아를 이루는 기본 신념은 'I'm not good enough' 이다. 그렇게 노력하고 모든 것을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스스로 자랑스러워하기는 커녕 오히려 자신감을 잃는다고? 이 부분이 매우 의미있는 부분이었다. 심리학적으로도 중요한 내용 같았다.
나는 나이가 들면서 점점 예전처럼 열심히 하지 않는 내 모습에 아주 오랫동안 의문을 품었다. 열정이 왜 사라진걸까? 왜 예전처럼 노력하지 못할까? 계획을 세우고 아무리 아무리 애써도 내가 기억하는 그 때의 시절로 돌아갈 수 없었다.
그 이유는 내가 더이상 불안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인사이드 아웃2의 불안이가 컨트롤러를 혼자서 지배했을 때처럼, 나의 불안이 모든 행동의 추동이 되었던 시절을 당연한 기본 상태라고 생각해왔던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의 나는 조금 불성실한 존재라는 것이다. 그 때는 잠도 안자고 박카스랑 캔커피를 한 번에 마시고 조금도 쉬지 않는 그런 삶을 살았던 것이다. 오히려 나는 불안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였다. 내가 ~하지 않으면 내 인생은 끝이야. 남들보다 1년이라도 늦으면 진짜 끝이야. 이렇게 불안을 일부러 발동시키면서 내 뇌에 꾹꾹 각인시키면, 새벽에 저절로 눈이 떠지고 독서실로 발걸음이 향해졌다.
하지만 라일리처럼, 자신이 없고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는데, 불안이처럼 그것을 '자기계발의 신호'라고 받아들였었다. 더 노력하면 나아질거야.불안의 영향력이 많이 사라진 지금, 어떤 감정이 나를 의미있게 살아가게 할까? 무언가 다른 좋은 것이 내 삶을 이끌어 주었으면 좋겠는데, 그것이 바로 '신념' 일 것 같다. 나의 자아를 이루는 신념은 내 안에 분명 존재하겠지만, 내가 열심히 사는 것보다 조금 더 즐기는 것을 선호하게 된 이유를 몰랐던 것처럼 (불안이 사라져서) 나의 핵심 신념이 무엇인지 아직은 명확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인간에게는 왜 감정이 생겼을까?
지능이 발달할수록 다른 동물들도 왜 감정이 생길까?
이기적 유전자에 의하면 사람은 그냥 DNA라는 자기 복제자를 후대에 전하는 존재일 뿐인데, 뇌가 발달하면서 뜻하지 않게 생긴 진화일까? 세균은 분명 감정이 없을 것 같은데!
외면한 감정이 저 깊은 무의식속에 자리해 영향을 미치는 것도, 어린 시절의 사건으로 어른이 되어 평생을 고통받거나 행복해하는 것도.. 감정은 참 다루기 어렵고 심하게 말하면 성가신 존재이다. 하지만 영화에서처럼 우리는 감정들을 끌어안아야 할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주고, 그로인해 삶을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신념이 생기고, 삶을 잘 사는 것은 모두가 원하는 것이니까.
앞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자꾸 핸드폰을 봐서 영화에 집중이 안 되었는데, 인사이드 아웃2 해석을 더 찾아보고 다시 한 번 영화를 봐야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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