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섬은 2년 전에 한 번 와보고 이번이 두 번째다.
주말에는 사람들이 드글드글(...) 한테, 평일이라 한산하고 좋았다. 여기서 한산하다는 건, 사람들이랑 안 부딪히고 걸을 수 있는 정도라는것. 학생무리들과 중국인 관광객 무리들로 활기찬 기운을 뿜어냈던 남이섬. 다만 여기 토끼랑 거위같은 동물들이 많은데, 남자 중학생들이 토끼보고 우워우워 거리더니 겁주려고 쫓아가는 걸 보고 화가 나서, 뭔짓을 하나 안하나 주위에서 지켜봤다. 콱씨.
강물을 바라보고 있는 저 건물은 지우리조트인데, 마이다스 호텔과 지우리조트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
무슨 동화속 그림같은 남이섬의 '상수리연못' . 한 가운데 커다란 나무와 탁자까지 완벽하네. 저기서 도시락 까먹는 상상을 하는것만으로 즐겁다.
국내여행 볼 게 없다고 하지만, 생각보다 더 많다. 솔직히 나는 스무살 때 처음으로 혼자 제주도 여행을 다녀와서 사람들이 왜 휴양지를 해외로 떠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보라카이에 다녀온 후에도 제주도가 더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괌, 발리를 다녀오면 이런 생각이 또 변하려나?
아름다운 숲길과 나무.
나뭇가지에 앉아 큰 소리로 우는 공작새. 사람들이 나무밑에 모여 웅성거리길래 가보니 이런 공작새가 있었다. 자유롭게 두어도 이 섬을 떠나지 않는걸까? 날개를 필락~말락~ 할 때마다 사람들이 오오오!!! 날개 피려고 한다!! 하고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내가 지켜볼 동안은 하지 않았다. 어떻게하면 사람들을 애태울 수 있는지 좀 아는 새인 것 같다.
가평에서 토끼 두 번째 본다. 사진이 정말 마음에 들게 나왔다. 남이섬에는 얘 말고 까만아이도 있어서 총 세마리 본 셈.
어딜가나 허브가게는 있구나. 예쁘다.
넘나 귀여운 남이섬 항아리 꽃밭.
남이섬 안에도 식당이 몇 개 있다. 우리는 '고목'이라는 곳을 선택했다. 메뉴는 버거,스파게티,해물라면, 떡볶이 정도다. 오래 걷다가 당이 떨어지던 중 반가운 발견이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소프트 아이스크림 들고 가는 걸 보고 대체 어디서 파는거야 ㅠㅠ 하고 있었는데. 눈사람 떡볶이와 하이네켄, 맥주 한 잔으로 점심식사 한 후 아이스크림 파는 곳을 찾아내기에 성공.
이렇게 남이섬을 마지막으로 가평여행이 끝이 났다.
*
내 발목에는 눈에 띌 정도로 커다란 흉터가 있다. 중학생 때 화장실 슬리퍼를 신으려다가 미끄러져 한 번 까진 부위를 같은 방식으로 며칠 후에 또 다쳤더니 지워지지 않는 흉터가 생겼다. 나는 평소에 이 상처에 대해서 아무런 의식도 하지 않다가, 양말을 신거나 스트레칭을 할 때 이 상처를 보게 된다.
바램과는 다르게, 인생에서 겪어온 슬픈 기억들은 시간이 흘러도 완벽히 잊혀지지 않고 다만 희미해진다. 원하지 않는 기억을 완벽히 지워버릴 수는 없지만, 다른 좋은 기억들을 쌓아나갈 수는 있다. 이번 여행에서 쌓은 기억들은 행복하고 좋은 것들이었다. 짧은 시간동안의 행복했던 기억들이 내 마음속에서 열심히 일을 해 주어서, 내가 힘을 내야 할 때 비타민같은 역할을 주었으면 좋겠다.
엄청 열심히 포스팅한 가평 여행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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