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상판리 241
정이품송.
때는 이렇게, 벚꽃이 한창 피어나던 늦봄이었어요.
속리산으로 들어가는 길 가운데 서 있던 소나무.
단지 속리산을 걷고 싶었을 뿐 기대하지 않았는데, 정이품송을 만나게 되었지 뭐에요.
정이품송은 천연기념물 103호, 1962년 지정되었다고 해요.
수명은 무려 500~600년 이랍니다.
교과서에서나 봤던 이 나무를 실제로 보다니요.
가슴이 웅장해지는 모습이에요.
왼쪽 (사진상으로는 오른쪽) 가지가 떨어진 모습이 마음이 아파요.
정말 멋지지 않나요. 가슴에 시원한 바람이 부는 듯 하네요.
보은에 가셨다면 꼭 가봐야할 곳이겠죠.
정이품송 공원이 있어서, 아주 편하게 주차를 할 수 있어요.
작은 상점앞을 지나니 호박엿을 사라는 판촉을 하시더라구요.
충치걱정에 찐득이는 호박엿을 먹고싶지는 않았는데, 손님이 너무 없는 듯해서 걱정이 되었어요.
그래서 대신 뻥튀기를 구입했지 뭐에요.
정이품송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어준다고 하셨지만 거절하고 호다닥 도망쳤습니다.
속리산국립공원사무소.
정이품송 공원은 이 푯말 바로 앞에 있어요.
공원을 만들어두어서 편하게 주차도 하고, 제대로 감상하며 쉬어갈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천연기념물이니 이 정도는 만들어야겠죠?
빛바랜 바위의 모습이 세월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 사진이 제일 잘 나온 것 같아요.
정이품송에 대한 이야기를 볼까요?
세조 임금이 요양을 목적으로 보은 속리산을 방문한다. 가던 중 길목에 있는 소나무에 임금이 타는 가마 (연)이 걸릴 것 같아 "연 걸린다"고 하자, 늘어져 있던 가지가 스스로 올라갔다고 한다. 돌아가는 길에는 갑자기 비가와서 이 소나무 아래에서 비를 피하였다고 한다.
세조는 기특하다고 하여 이 소나무에게 정이품의 품계를 하사하였다 한다.
(그래서 정이품송 입니다 ^^)
조선왕조실록 세조 10년 2월 27일
이렇게 정이품송의 변천사도 공부할 수 있었어요.
왼쪽 상부가지가 2004년 폭설로 피해를 입었다고 하네요.
그래도 든든하고 늠름하기만 합니다.
파란 하늘과 속리산과 정말 잘 어울려요.
세조가 연을 타고 이 길을 지날 때 가지를 들어올려주는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정이품송을 지키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병충해, 방충방 설치 (솔잎혹파리 때문이래요), 폭설 등등...
속리산 옛길, 작은 돌맹이들로 표시를 해 두었습니다.
실제로 가보면, 정이품송을 보며 한바퀴 걸을 수 있도록 공원을 조성해 놓아 참 좋더라구요.
천연기념물 103호 정이품송.
오래오래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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