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미친듯한 격무에 시달려서, 밤8시에 좀 쉬려고 누워있다가 잠들어 눈떠보니 새벽2시였다. 너무 이쁜 나의 고양이 앵두가 팔베개를 하고 있었다. 사랑받아서인지 갈수록 성격이 순화되고, 고양이 모르는 사람이 봐도 애교라고 보일듯한 행동들을 많이 하는데 그 중 하나가 팔베개 하기이다. 잠이 안올 때 앵두를 쓰다듬으면서 자면 나도 모르게 fall asleep... ♥ 아침에 일어났는데 팔베개를 한 상태면 정말정말 행복하다.
이렇게 힘들었던적이 오랜만인데다가 예민한 성격 덕분인지 스트레스가 갈 곳을 모르고 과식을 하고 있다. 나 자신을 놓는 기분 ㅠㅠ 슬프다. 씻지도 않고 잠든 날은 얼마나 피부도 건조했는지, 잠을 실컷 자고 일어난 건데 얼굴빛이 좋지 않더라. 그래서!!! 특별한 보상으로 짧은 드라이브를 했다. 만만하면 가는 곳이 두물머리인데, 요즘 자꾸 예전에 대전에서 올라오는 길에 한 번 갔던 '항아리에 담긴 김치 덜어먹고 2인분 시키면 엄청 많이 주는 칼국수집' 같은 곳을 가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다. 검색해보니 '곰아줌 칼국수'라는 곳이 나왔다. 방송에 몇번 출연을 했다느니.. 그런말들은 신경도 안쓰고, 그냥 나오는 곳중에 간판이 예쁘고 왠지 잘할 것 같은 집으로 골랐다.
그냥 칼국수 먹으려고 간건데, 예상보다 훨씬 훌륭해서 간만에 포스팅할 생각이 들었다. 요즘에 너무 바빠서 포스팅도 정말 오랜만이고 네이버 드라이브에는 풀지 못한 사진들이 계속계속 쌓여간다.
저 간판 사진에 끌려 내가 간거다. 규모는 여러 팀이 식사할 수 있을만큼 넓었다. 쾌적하고 식사중인 사람들이 많았고, 직원분이 시원한 자리를 안내해 주셨다. 통유리를 통해 저렇게 수많은 장독대와 푸른 풍경을 식사하면서 볼 수 있었다.
어떤 메뉴가 제일 대표적인가 봤더니 사진도 그렇고 '해물칼국수' 인 것으로 보였다. 조개칼국수 1인분,버섯칼국수 1인분 이렇게 따로 1인분씩은 안 된다길래 해물칼국수를 2인분 시켰다. 이 때 까지는 아무 기대없이... 그냥 배고프니까 빨리 뭐라도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간장새우도 진짜 끌렸는데, 이번에는 해물칼국수를 먹는 것으로 하고 참았다. 수제만두도 진짜 추가하고 싶었는데, 양이 얼마나 나오는지 몰라 다 못먹을 것 같아서 일단 추가 안하고 참았다. 여기 수제만두도 잘할 것 같다.
찾았다, 내가 좋아하는 항아리에 담긴 김치. 저기에 담아서 그런건지, 이런 집들은 특히 김치를 잘해서 그런건지, 저렇게 덜어먹게 나오는 김치가 나는 너무 맛있더라... 같이 간 친구가 너 예전부터 그 소리 하더니 소원 풀었다고 했다. 근데 이 집은 깍두기가 더 맛있었다. 정말 새콤하고 맛있었는데 항아리에 가득 담겨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다. 배추김치보다 깍두기가 맛있는데 ㅠㅠ 직원분이 오셔서 요청도 안 했는데 너무 친절하게도 더 가져다 주셨다.
해물 칼국수라고 나온 이 것. 이걸보니까 미쳤다는 말이 나왔다..ㅋㅋ 직원분이 웃으면서 처음 와보셨냐고 했다. ㅋㅋㅋㅋ 칼국수가 1인분에 15,000이면 절대 싼건 아니지만 이정도 퀄리티면 인정한다. 커다란 게 한마리에, 쭈꾸미에 왕 커다란 낙지, 새우 두 마리, 바지락과 홍합, 청경채, 콩나물, 파채 등 야채들이 가득했다. 아래에 야채들이 있어서 야채가 익으면 건져먹고 해물을 익히고 칼국수를 넣어 먹으면 된단다. 야채 양만 해도 무지 많음. 우리가 잘 익히지 못하자 와서 도와주시기도 했다.
다른 사람들 냄비를 보니 다들 빨간색이라 왜 그러지.. 싶었다가 메뉴판을 보니 매운맛은 1,000원 추가하는 거라고 한다. 매운맛을 추가 해야하나 망설였는데, 하얀 육수도 깔끔하고 시원해서 좋았다. 버섯도 잔뜩 들어있다.
원래 별로인 음식점 가면 이런저런 이야기 하면서 먹고, 너무 마음에 드는 곳을 가면 말을 잃고 먹는것에만 집중한다. 우리 둘다 말을 너무 안하고 건져먹는 것에만 집중해서 다른 테이블에서 하는 이야기만 울렸퍼졌다고 한다. 아무 기대 안하고 그냥 칼국수가 먹고 싶어서 간 집인데, 이렇게 본질은 해물전골이고 칼국수는 사리로 먹는 정도의 푸짐한 맛집을 찾을 줄이야. 친구가 너는 어쩜 이렇게 기획능력이 뛰어나냐고 치켜세워 주었다.
열심히 일하고 오랜만에 쉬니 너무나 행복하고 기분이 좋아졌다. 오는 길에는 아이스크림 하나를 편의점에서 사서 물고 룰루랄라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은 차가 너무 막혀서 졸음이 쏟아졌지만. 집에 와서는 또 참치넣은 김치전...! 백종원 레시피인데 참치 넣으니까 진짜 맛있다.
두물머리 쪽으로 간 거긴 했지만, 칼국수만 먹고 내려서 구경은 안 했다. 정확한 이 곳의 위치는 '남양주시'다. 원래 칼국수를 좋아해서 한 달에 한 번은 명동교자 가서 찍고오는 사람들이지만, 이 집은 또 다른 매력의 맛집이었다. 만족스러운 곳에 가서 맛있게 먹으니 스트레스 싹 날아간다. 야근하면서 사무실에서 치킨시켜먹고 뭐 안풀리면 마이쮸 막 주워먹으면서 살 쪘는데, 드라이브하고 오랜만에 얼굴에 팩도 붙이고 하니까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오는 느낌이다. 그리고 대청소도 했음. 설거지도 하고. 나님 잘한다 화이팅이다. 내일도 즐겁게 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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