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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집사다/앵두의 일상

[2019.09.23] 우리 앵두가 드디어 건강검진과 스케일링을 받았어요.

by 코코크러쉬 2019.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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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병원가는걸 얼마나 미뤄왔는지 모른다.

병원을 너무 무서워하는 고양이가 있는 집사님들은 이 기분을 아실거다. 

내 경우에는 앵두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내가 트라우마가 생겨버려서, 정말 못 데려가겠는거다.

옆구리가 볼록하게 나오는데 이게 지방인지 아니면 문제가 생긴것인지,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다는데 나는 미칠듯이 걱정이 되었고 (검진 받은 후 결론: 지방 ㅋ) 건강검진을 받게 해야겠다 마음을 먹고 고양이 스트레스 완화를 위해 뭘 해주면 좋을지 검색을 했다. 

 

그래서 병원가기 3주 전부터 먹인 질켄과 이 바흐 레스큐 리미디. 선택기준은 부작용이 없고 장기복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 질켄의 경우는 초유성분이라고 한다.  바흐 레스큐 리미디는 하루에 4방울 콧등에 떨어뜨리라는데 통 난리를 쳐서.. 내가 진정이 필요할 때 쓸까보다. (정색)  실제로 스트레스 올라올 때 손가락에 묻혀서 인중에 슥슥 문질러봤는데 잘 모르겠더라 ㅋ 비싼걸 발랐다는 마음의 평온은 왔음.

고양이 용품들은 대부분이 비싼데.. 앵두가 이걸 먹는다고 해서 병원에 가면 온순해지지는 않을 거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먹였다. 하루하루 이걸 먹이며 병원갈 생각을 하는 나의 하트는 쿵쾅쿵쾅. 질켄의 경우는 좀 안정되는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중성화 수술 시켰을 때, 진료실에 도착하자마자 극도로 흥분하고 수의사쌤 팔에 구멍을 내놓던 그 모습과, 마취주사를 놓기 위해 내가 앵두를 꽉 눌러서 붙잡아야 했는데 (동네의 작은 병원이어서 내가 도와야 했던 상황) 아이를 꽉 누르지 않아서 앵두가 몸부림을 쳐 실패했던 기억. 마치 병원안에 있던 다른 남자집사님이 도와주셔서 간신히 주사를 놓고 수술하러 들어가고, 나는 혼자 앉아 찔끔찔끔 울었었다..ㅋㅋㅋ 그 후에는 내가 직장에 있을 동안 동생이 병원에 데려갔는데, 팔에 온갖 상처가 다 생겨서 오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미안했다. 

돌돌 둘러쌓여 강한 힘듦을 표시하고 있는 앵두의 뒤통수

 

하지만 이제 나는 다르다! 나는 강한 집사가 되었음.

병원가서 싫다고 몸부림을 치고 소리를 질러도 너는 건강검진을 해야한다 오래오래 잘 살려면!!! 이런 마음이 들었다.

영등포에 있는 캣앤캣고양이전문병원에 갔는데, 미리 항불안제를 처방받아 간 것임에도 앵두는 하악질을 하고 자기를 못 만지게 했다. 능력있는 수의사쌤과, 능력있는 테크니션 쌤이 능숙하게 앵두 혈액을 뽑고 엑스레이를 찍어주셨다.

내 생각보다 훨씬 덜 몸부림을 치는 걸 보고 안심이 되었다... 드디어 나는(앵두는) 해낸것이다.

캣앤캣동물병원 진료실

 

그 전날 새벽부터 당연히 잠을 못잤다. 그동안 질켄이 알약임에도 불구하고, 당연히 가루로 녹여 주려고 했지 알약 먹일 생각을 안해서 앵두는 알약 먹는것에 익숙하지 않다. 그리고 당연히 싫어한다 -.-  항불안제를 내원 2시간 전에 먹여야 했다. 건강검진 하려면 12시간 전 금식이니까... 그냥 알약만 먹여야 했는데, 이놈새키가 연습할 때 반항이 너무 극심한거다. 그 때에는 앵두가 미웠다....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건강검진 시켜준다고 알약을 좀 먹어보자는데 그게 그렇게 싫은거야? 눈물이 났다. ㅋ 

그리고 그 다음날 알약을 먹이려는 내 손을 거부하다 두 앞발로 내 손을 잡고 뒷발로 팡팡 차는 와중에 어떻게 목구멍에 넣어서 성공했다. 도망가서 짭짭거리더라. 한큐에 성공해서 정말 행복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검진 결과] 건강한 편인데, 신장과 관련된 수치가 정상범위 안이지만 앞으로 지켜봐야 할 수준으로 나와서, 올습식으로 전환하여 음수량을 늘리기로 했다. 방광에 슬러지도 좀 있었는데, 집에서 시원하게 잘싸서 방광염의 증상은 보이지 않으므로 이것도 역시 음수량을 늘리는 노력을 하기로 했다.

나는 실천하는 집사이기 때문에 당장 주식캔을 가득사서 채워놓았다. 로우즈 주식캔 - 왜 한가지 맛이냐고....? 어딘지는 말안하겠는데 내가 자주가는 쇼핑몰에서 두가지 맛을 각각 10개씩 시켰는데 한가지 맛을 20개 보냈다. 매우 똑똑하죠?  

 

 

건강검진도 잘 하고, 스케일링도 하고.

정말 내 마음이, 커다란 바위를 치운 듯이 가벼워졌다.

앵두야 건강해줘서 고마워.

앞으로 무서워하지 말고 병원 데려가야지...! (훈훈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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